아바타 이모저모

영상 2009. 12. 21. 20:10

(스포일러는 거의 없어요.)



어느날 방학을 며칠 앞둔 찌질찌질 무개념 중2병 핸디는 TV를 틀었어요.
그런데 TV에서 왠 푸르딩딩한 외계인이 날개 4개 달린 새를 타고 날아다니며 인간들을 무찌르는 장면이 나왔어요.
아 제길. 핸디는 설레였어요.
비록 꿈과 희망이 넘쳐흐르는 판타지 세상은 핸디의 취향이 아니었지만 그래픽은 끝내줬었어요.
핸디는 옆에서 같이 아바타의 예고편을 보시던 어머니에게 극장에서 보자고 꼬시기 시작했어요.
아바타의 영상미를 보신 어머니는 저의 의견에 동의 했고,
일요일날 에우레카 세븐을 능가하는 핸디레카 세븐 시각에 버스를 타고 전주로 갔어요.

일요일에 마그나카르타2를 플레이한다는 중요한 일정이 있었지만
일단 핸디는 아바타가 더 중요했어요.

마더, 브라더, 그리고 핸디는 이어폰을 귀에 꼽고 전주시네마를 찾아 걸어갔어요.

아 망할.
극장에 불이 안켜져 있네요.
그 유명한 삼백집에서 콩나물국밥 한그릇 때리고 느긋하게 걸어왔건만 극장 안은 어두껌껌했어요.
결국 표를 살 수 있을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가혹한 시련을 겪게 되었어요.

드디어 극장 안에 불이 켜지고, 표를 살 수 있게 되었어요.
근데 왠 고딩으로 보이는 한 무리의 집단이 극장안으로 침투 했어요.

젠장.
예매했데요.

결국 우리는 고글링 무리들에게 좋은 자리를 빼앗기고 말았어요.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데 가장 적절한 자리는 가운데 뒤쪽 자리인데 말이에요.

그렇게 우리는 불만의 꽃을 활짝 피어내면서 어쩔 수 없이 오른쪽 자리를 골랐어요.


드디어 영화가 시작했어요.

하반신 불구가 된 주인공인 설리에 설레이는 제이크 설리가 아바타 프로그램에 투입되어 벌어지는
☆꿈과 희망☆ 의 판타지 세계...는 물론 아니에요.
일단 간단히 말하자면 여기서는 인간이 나쁜놈이고 나비족이 좋은놈이에요.
인간은 개사기 최신 장비를 가지고 있었지만, 나비족은 고작해야 창이랑 화살이었어요.
대신 나비족은 머리끝에 달린 촉수(...)로 동물들과 교감을 할 수 있었어요.
나비족 땅속 깊숙이 존나 비싼 자원이 많아서 인간들은 나비족의 영역을 침범하려고 해요.
(아마 그 자원 이름이 언옵타늄 이었을 거에요.)
설리는 나비족에게 신뢰를 얻어 그들을 이주시키라는 명령을 받지만,
주인공 보정으로 정의감을 흭득한 우리의 설리는 나비족 여자를 꼬셔요(과장).
덤으로 날라댕기는 짐승 두마리도 꼬셔요(역시 과장).


영화는 상당히 좋았어요.
비록 3D가 아니어서 주인공들이 스크린에 쳐박혀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만족했어요.
어차피 3D따위 눈아파서 안좋아해요.

스토리는 단순했어요.
자연훼손, 그리고 원주민 강제 이주.
현재 이 세상의 문제점들 중 하나를 쿡 쑤셔서 설명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어요.
늑대와 춤을 이랑 모노노케 히메를 짬뽕시켜서 그걸 현대의 폭풍간지 기술력으로 재탄생 시킨듯한 느낌이랄까요.

나비에게 있어서 언옵타늄은 그저 돌덩어리에 지나지 않지만,
인간에게 있어서 언옵타늄은 탐욕을 채워줄 대상이었고,
결국 나비족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게 되죠.
영화에서 나비 족이 이런 말을 했었던 것 같에요.
"그릇이 너무 크다."고...
맞는 말이에요. 인간의 탐욕은 크지만 그 그릇을 채워줄 수 있는 큰 물건이 과연 있을까요.
자신의 편리함을 위해 타인에게 불편함을 제공하는 우리 인간은 어쩌면 가장 이기적인 동물일지도.
"신의 가장 큰 실수는 인간을 만든 것이다."라는 말이 떠오르네요.




이상 핸디의 영화 잡설이었어요.






덤.


그러나 진동의자에 의해서,
전투할때마다 비행기와 헬리콥터가 폭발하고 동물들이 쓰러질때마다 의자 뒤가 계속 흔들리니,
핸디의 방광에도 무리가 가서 소변을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어요.
결국 핸디는 화장실에 한번 갔다왔어요.
영화 장면 하나하나가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하는 핸디는 삼백집에서 물을 두컵이나 마신것을 땅을 치며 후회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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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투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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